
“전염병은 ‘사회적 질병’이다.”
미국 사회학자 마이크 데이비스의 말이다. 전염병이 돌 때 대처하는 모습을 보면 그 사회의 수준을 알 수 있다는 뜻이다. 전세계를 강타한 신종 플루 사태만 봐도 그렇다. 신속하고 합리적인 대응으로 신종 플루 확산에 크게 기여한 정부당국, 탐욕스러운 의약업계, 백신 확보를 놓고 드러나는 이기주의 등은 한국 사회의 ‘바닥’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거의 페스트가 유행하던 중세 유럽을 보는듯한 기분이 들 정도다.
야구계는 어떨까. 시즌 중만 해도 프로야구는 신종 플루 안전지대처럼 보였다. 연일 감염자가 속출한 이웃 일본과는 달리, 프로야구 선수 중에는 단 한 명의 감염자도 나오지 않았다. 운도 따랐다. 신종 플루가 한창 기승을 부릴 시점에 때맞춰 프로야구 시즌이 종료됐다. 개막과 함께 신종 플루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프로농구와는 딴판이다. 덕분에 사상 최다인 592만 관중 동원도 가능했다.
하지만 시즌이 끝나자마자 사정은 달라졌다. 마치 잔치 끝난 뒤에 들이닥친 불청객처럼, 신종 플루도 뒤늦게 프로야구에서 활개를 치는 중이다. 첫 희생자는 한국시리즈 준우승팀 SK. 포수 정상호를 비롯해 조동화, 김연훈 등 주력 선수들 여럿이 신종 플루 확진 판정을 받았다. 가뜩이나 넘쳐나는 부상자로 고민중인 SK로선 울상이 진상으로 바뀔 지경이다. 당장 마무리 훈련에도 큰 차질이 생겼다.
선수단을 셋으로 나눠 훈련 중인 LG 트윈스도 비상이 걸렸다. 구리에서 훈련하던 일부 선수들이 신종 플루에 감염된 것. 특히 상무 입대 예정이던 투수 노진용은 신종 플루 감염으로 군입대를 미루게 됐다. 한 관계자는 “그나마 선수들이 잠실과 진주, 구리로 나뉘어 있었던 게 불행 중 다행”이라며 자칫하면 마무리 훈련에 큰 차질을 빚을 뻔 했다고 털어놨다.




